
故 탁금례
영주동 비탈의 적산가옥을 불하받아 피난민 하숙 「영주장」을 꾸려 왔다. 방세가 하루만 밀려도 보따리를 마당에 내놓는 깐깐한 사람. 전쟁 통에 외아들을 잃은 뒤로 매일 밤 아들의 영정 앞에 향을 피웠다.
1952년 겨울 부산, 피난민 하숙집 주인은 숯불 곁에서 잠든 채 깨어나지 않았다
1952년 12월, 임시 수도 부산. 영주동 산비탈의 적산가옥 하숙집 「영주장」에서 주인 탁금례(58)가 숯 화로 곁 이부자리에 누운 채 숨진 채 발견됐다. 창틈은 종이로 꼼꼼히 막혀 있었고, 화로의 숯은 하얗게 다 타 있었다.
경찰국은 겨울마다 되풀이되는 숯불 가스 사고로 사건을 덮으려 한다. 그러나 그날 밤 이 집에는 피난민 하숙생 넷이 있었고, 저마다 방세와 빚과 비밀로 주인에게 묶여 있었다.
피해자 1명, 용의자 4명. 범인은 이 안에 있습니다.

영주동 비탈의 적산가옥을 불하받아 피난민 하숙 「영주장」을 꾸려 왔다. 방세가 하루만 밀려도 보따리를 마당에 내놓는 깐깐한 사람. 전쟁 통에 외아들을 잃은 뒤로 매일 밤 아들의 영정 앞에 향을 피웠다.

서울에서 피난 온 중학교 국어 교사. 보수동 천막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하숙생 가운데 유일하게 혼자 쓰는 골방에 살며, 주인의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숙집에서 가장 점잖은 사람으로 통한다.

서울에서 혼자 내려온 법과 대학생. 낮에는 전시연합대학 천막 강의를 듣고 밤에는 부두 야학에서 글을 가르친다. 방세가 석 달째 밀려 주인과 자주 언성을 높였다.

흥남 철수 때 어린 딸 하나만 업고 내려온 과부. 국제시장 골목에서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양키 물건을 판다. 주인에게 일수 돈을 빌려 쓰고 제때 갚지 못해 시달려 왔다.

제3부두에서 미군 군수품을 부리는 인부. 손이 크고 성미가 급하다. 사건 날 저녁에도 술에 취해 주인 방 앞에서 방세를 또 올린다며 고함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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